학술웹진, 아니면 학술에 대한 웹진
-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 2일 전
- 6분 분량

2주마다 웹진을 발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 웹진을 편집할 때에 스티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방법은 무엇인지 김선기 편집위원이 강의를 해준 적도 있었다. 한 사람이 대략 6주마다 편집을 하게 되니 그새 까먹어서 이게 뭐였더라… 하면서 헤매거나, 잘 알지 못했던 설정 문제 등 새로운 이슈가 계속 등장하기도 했다. 어떤 이미지가 글에 어울릴지, 글의 어느 단락을 스티비로 가져오고 어느 문장에 강조색을 넣어줄지, 도입문에서는 어떤 안부를 건낼지… 웹진 만들기는 즐거운 일이면서도 매순간 고민이 필요했다.
신진의 목표는 1만 구독자를 달성하는 것이었다. 현재는 700여 명이 신진을 구독하고 있다. 조금씩, 그렇지만 꾸준하게 구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목표보다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신문연 회원이 100여 명인데… 무려 7배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는 것이다.
탁상공론을 하면서 신진을 만들게 된 이유, 그리고 제목을 ‘신진’으로 지은 이유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 분명 신진을 기획하던 단계에는 각자가 이 ‘신진’에 품고 있던 이미지는 각자 달랐다. 이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지 처음부터 알았던 것도 아니었다. 신진 발행은, 약 9개월 동안 서로 합을 맞추며 신진이 어떤 효용이 있을지, 구독자는 어떤 것을 원하는지 어렴풋이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단지 지식을 ‘공유’하는 ‘자유게시판’이 되기보다는, 우리가 가진 경험과 고민들을 서로 나누고 또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학술적인 웹진을 만들 수도 있지만, 다양한 '학술'에 대한 웹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앞으로 만드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즐거울 수 있고 기꺼이 고민할 수 있는 신진이 되길 바라며, 올해에도 계속 될 탁상공론에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주제가 고갈되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다룰 것들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

무한 클릭과 검색의 굴레
선우 <신진>에서 필자를 섭외하고 원고 독촉하고 글과 레터를 편집하고, 그 과정에서 다들 어떤 게 어려웠어?
윤희 지수가 저번 글에서 써주기도 했지만, 스티비에 적응하는 게 필요하긴 했지.
선기 스티비가 이걸 꼭 봐줬으면 좋겠다. 왜 글씨 색깔을 바꿀 때 색깔을 클릭하고 또 적용하기 버튼까지 눌러야 되는 거야? 내가 글씨 색깔을 다시 다 지정한 게 몇 번인지.. 그거 버튼을 안 눌러서…
선우 그게 여러 색깔을 시험해 보긴 편한 것 같아. 근데 일일이 글씨 하이라이트를 넣는 경우는 고려를 안 한 디자인이지.
선기 그리고 은근히 스티비가 디자인 베리에이션이 적어. 이미지와 글 순서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윤희 맞아, 글이 먼저 나오고 이미지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무조건 이미지가 위에 있고. 배치 방식 자유도가 좀 떨어지는 게 아쉬워.
지수 내가 제일 힘들었던 건 썸네일을 찾는 거였어.
선기 나는 구글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이미지를 검색해서 쓰는데, 그러다보니 이미지가 서로 다 비슷비슷한 것 같아. 별 의미는 없는데 우리 홈페이지 구성상 하나는 꼭 있어야 하다보니 생기는 문제야.
지수 신문연 칼럼을 쓸 때에는 정보영 연구원이 그려준 프로필 사진으로 썸네일을 해결했는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서.
윤희 이미지 고르는 게 은근 시간을 엄청 잡아 먹어.
지수 근데 또 고생한 만큼, 글과 연결되는 그림이 있으면 클릭을 하게 된단 말이지.
선기 그런 이미지를 찾는 게 쉽지 않아. 그러다보니 원형의 방에서 모서리를 찾는 것 글에서는 선우가 직접 썸네일을 그리기도 했잖아.
선우 일관성을 만들자면, 코너별 썸네일을 별도로 만들어서 제목과 필자 텍스트만 바꾸는 방법도 있어. 글과 딱 맞는 이미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서로 비슷한 이미지를 쓰게 되는 문제가 있으니 말이야.
선기 그런데 디자인이 이쁘게 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색깔 말고는 디자인이 들어갈 수 있는 요소가 없으니까 말이야.
윤희 지금처럼 일러스트 이미지를 쓰는 게 다채로워보이고 톡톡 튀긴 해. 그런데 무료 일러스트에는 분명 한계가 있어서, 나중에 유료 결제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아. 아무튼 이미지 찾는 거 참 힘들다… 글과 어울리면 좋겠는데 또 밤티 나는 이미지는 쓰기 싫고. 그리고 이미지가 글 안에서 구분선 역할도 하니까, 중요하지.
지수 그래서 계속 끝도 없이 검색하게 돼.

아, 이거 더 할걸
선기 코너별 이야기를 하다보니 생각난 건데, 올해 해보고 싶었는데 못했던 코너가 있어?
선우 나는 <논뒤사>! 인터뷰 수락까지 받았는데 하지를 못했어.
선기 난 <이편영시>. 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나한테 오지를 않았어.
윤희 나도 편지 쓰고 싶었어!
선우 다시 쓰고 있어요… (지난 호에 더 좋은 독자되기로 다시 시작했다)
선우 <걸어서이불밖으로> 코너도 많이 못 쓴 것 같아.
선기 그거 사실 최성용 연구원을 위해 만든 코너인데. 사실 그런 게 많아. 모든 코너에 다 연구원과 얽힌 사연이 있지. (웃음)
지수 근데 내가 진짜 이불 밖을 안 나가. 어떡하지? 나갈 일이 없어서 <이불밖〉 코너 글을 쓸 일이 없어.
선우 <이불밖>이 꼭 해외에 나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 이번에 부산에 가서 부산 대학원생들을 만나게 된 후기를 써도 괜찮겠다! 그러고 보니 <최애동향>도 최근에 잘 못 썼다.
선기 <최애동향>은 김대진 연구원의 코너로 만들어졌지.
윤희 맞아, 배너에도 동동이(김대진 연구원의 반려묘)가 있잖아. 최애동향의 ‘동’은 동동이의 동!
윤희 나도 <최애동향> 써야 하는데, 내 최애 배구 선수 알리로…
지수 선기가 학회에서 이사를 맡았던 후기도 너무 궁금해. 빨리 써줘!
선기 그러게, 쓸 게 너무 많다.
선우 내가 처음 웹진을 생각했을 때는 학술적인 글을 올리는 곳으로 생각하긴 했어. 여전히 그런 글을 올리고 싶기도 하고.
윤희 나도 사실은 번역하고 싶은 글들이 좀 있었어.
선우 논문이나 책을 소개하는 리뷰글도 올라가면 좋을 것 같고.
윤희 원래 <하… 진짜너무조앗서요>가 서평 코너였잖아. 근데 포럼이나 세미나 같은 학술행사 리뷰가 더 많았던 것 같아. 근데 난 그런 리뷰 형식이 특색있다고 생각해.
선우 이래저래 만들어진 코너들이 많은데, 이런 코너들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까?
선기 사실 우리만 신경 쓰는 것 같아.
윤희 아참, 설문조사를 짜는 것도 재밌으면서 고민이 많이 됐어. 어떤 질문을 넣는 게 좋을까.
선기 참 감사한 게, 엄청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늘 일정하게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어.
선우 누군가는 레터를 받고서 직접 클릭을 해서 설문에 참여하는 열의를 보여준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야.

언젠가 생길지도 몰라, 신진문예
선기 아, <옆문화기술지>도 결국 나오지 못했지.
윤희 나도 쓰려고는 했는데 생각보다 남에 대해 글을 쓴다는 건 쉽지 않더라고. 논뒤사는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 이뤄지는 남에 대한 글쓰기잖아. 근데 옆문화기술지는 내가 관찰을 해서 쓰는 거니까 상대방을 틀짓는 게 더 강한 것 같아. 제목은 참 재미있었고, 사실 모든 연구자가 일종의 옆문화기술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글로 쓰기는 쉽지 않았어.
지수 나는 사실 옆문화기술지로 다뤄보고 싶은 건 나의 지도교수님들이거든? 근데 그럼 자칫하면 그냥 뒷담화가 될 것 같아. 물론 선생님이 나의 글을 읽을 것 같지는 않긴 하지만, 그래서 더 뒷담화 같고. 근데 해보고 싶긴 해.
윤희 지도교수 평전을 해야…
선기 나는 뭐랄까, 문화기술지를 하고 싶다는 근원적인 욕망을 갖고 있거든. 그냥 살다가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 유난히 내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람들이 있어. 오히려 소설로 써야 할 것 같은 사람들도 있고 말이야.
선우 소설 코너를 만드는 것도 괜찮겠다.
지수 뒷담화가 되지 않는 방식의 옆문화기술지는 소설로 가는 게 맞을 수도 있겠다.
윤희 소설도 누군가 특정되는 방식으로 쓰게 되면 문제가 되잖아. 사실 우리 주변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연구자와 예술의 활동이나 윤리가 되게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생각을 하긴 해.
선우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나의 뮤즈가 아니지.
선기 이런 것도 재밌을 것 같아. 제목이 <연구 윤리>인 소설을 쓰는 거야. 연구 윤리를 강박적으로 지키는 사람이 왜 연구를 할 수 없는지…
윤희 연구 윤리를 주제로 탁상공론을 해도 좋을 것 같아.
선기 그것도 좋다. 중요한 문제니까. 소설로도 써야겠어. 이러다가 등단할지도? (웃음)

학술적인 신진, 혹은 학술에 대한 신진을 향해
선우 앞으로의 <신진>의 방향성과 전망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윤희 다들 1년 더 하고 싶다고 했잖아. 1명 정도 더 충원을 했으면 좋겠지만, 어쨌든 1년 더 한다고 결심을 할 때 뭔가 바라는 바가 있었어?
지수 바라는 게 있다기 보다는, 우리가 어느 정도 실무는 손에 익었으니까 이제 우리가 집중적으로 제시하고 싶은 의제를 더 잘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어. 1년 동안 하면서 느낀 건, 이 일에 적응하는 데만 1년은 소요된다는 거야.
윤희 한 번 구성된 편집위원 체제로 장기간 끌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 웹진의 톤을 잡고, 또 일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으려면 1년은 짧은 것 같아. 그래서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수 신문연에서 웹진을 만들고 싶었던 데에는 우리만의 의제를 보여줄 수 있고 또 시의적인 주제에 개입할 수 있는 지면을 만들자는 이유가 있었잖아. 다들 이게 잘 이뤄진 것 같아?
윤희 내가 보기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학술장의 문제를 풀어냈던 글들이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 그런데 시의성 있는 개입은 쉽지 않은 것 같아. 어떤 구체적인 사건이 있었을 때 바로 거기에 대한 글을 쓰지는 못했고. 그래도 우리가 쓰거나 받는 글들이 다 시의성이 있는 글이긴 했어. 다 지금 학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잖아. 또 탁상공론을 통해 우리만의 문제의식이나 주제는 잘 잡았다고 생각해.
지수 우리가 대학원을 다니면서 썼던 발제문을 모아서 올리는 공간을 따로 만드는 걸 생각해보긴 했어. 그리고 번역에 관심 있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1년에 1-2편 정도는 실으면 좋지 않을까?
윤희 사실 1년 동안 신진을 만들면서 나름 뚜렷한 틀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서, 그런 학술적인 글이 같이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는 걱정이 되기도 해.
지수 나는 다른 사람이 쓴 발제문을 읽어 보고 싶어.
윤희 강의를 듣다보면 정말 감동적인 발제문이 있긴 하지. 이걸 수업 듣는 사람들끼리만 읽고 넘어 가는 게 너무 아까운. 나도 가끔은 내 예전 발제문 보면서 다시 공부하거든. 그런데 신진에 싣기에는 너무 길어.
선기 나는 신진에서 다루는 학술적인 이야기는 학술 노동이나 학술 공동체 그리고 학술 문화를 중점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해. 우리가 공부하는 내용에 관한 것도 다루면 당연히 좋은데 신진 톤에 맞는 방식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네. 발제문이나 번역글도 좋지만 그걸 ‘신진화’하는 게 중요한 거지. 예를 들어, <논뒤사>나 <뭘까?저건> 코너도 각자가 공부하는 내용과 관련한 고민과 문제의식을 풀어내잖아. 논문으로는 담길 수 있는 내용들이 나오지. 논문에 못 담았고 앞으로도 담을 수 없을 것 같은 학술적인 고민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아.
지수 맞아, 그래서 신진이 아닌 다른 공간을 만들어야 하나 싶어. 사실 지금은 많이 없어졌는데 예전에는 연구자들이 블로그를 많이 했고 거기에 일종의 발제이면서도 자기의 개인적인 고민이 담긴, 그러니까 발제문과 블로그 글의 중간 정도인 글들이 있었거든? 누군지는 몰라도 그런 글들을 보는 재미가 또 있었단 말이야.
선기 맞아. 정제되어 있지 않는 글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 있지. 그래서 신진에서 청탁을 하면 정제된 글을 만들려고 필자가 무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지수가 말한 그런 톤을 신진에서 보고 싶거든.
윤희 그런 식으로 자기 연구 주제나 문제의식을 잘 녹여낼 수 있는 글을 잘 유도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먼저 그런 글을 써보는 거겠지? 다들 각자 발제문 좀 다시 뒤져봐. (웃음) 연구원들한테도 말해줘야겠다. 신진 원고를 쓰기 힘들다면 과거에 썼던 발제문 파일을 다시 열어보세요!
선기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우리 안에서도 다른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 <탁상공론>을 모아서 논문이나 책으로 출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참여자들에게 허락을 잘 받는다면, 학술장 문화에 대한 좋은 자료가 될 것 같거든. 신진을 통해 학술장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상적으로 꾸준히 이야기하는 것과 더불어서, 이걸 외화해서 더 힘을 줄 수 있는 기회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

글. 김선우
편집. 김선우

![[이편영시] 좋은 토론자가 되고 싶어요](https://static.wixstatic.com/media/ff6734_493f32c80cec462f9bffceca2d386e48~mv2.jpg/v1/fill/w_980,h_980,al_c,q_85,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ff6734_493f32c80cec462f9bffceca2d386e48~mv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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