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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빙산의 일각

최종 수정일: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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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탁상共론에서 우리는 연구자가 SNS와 맺는 다양한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SNS에서 우리는 의미 있는 정보를 얻기도 하고, 오프라인에서는 드러나기 힘든 심연과 치열한 갈등을 보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그러한 심연과 갈등은 온라인 공간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지 않은가. 때문에 SNS를 주제로 시작된 이야기는 자연스레 학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SNS에서 연구자들이 하는 각종 말과 주장들, 그 때 전해지는 정동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학계가 돌아가는 방식을 같이 고민해야 했던 것이다. 내 말을 들어주세요, 내 글을 읽어주세요, 연구자로서 나를 인정해주세요! 라는 욕망이 SNS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채워진다면 (혹은 채워진다고 느껴진다면) 학계에서는 어떻게 채워지지 않고 있는 걸까?


학계라는 곳도 결국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로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고, 학회와 같은 곳은 그 자체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과 같은 기능을 하기도 해야 할 텐데 말이다. 이번 탁상공론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그 네트워크가 포용하는 사람과 이야기 주제는 제한적이라는 감각이 서로를 고립시킨 건 아닌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SNS는 그런 고립을 조금은 해소하기도 하고 어떤 방식으로는 더욱 심화하기도 할 것이다. SNS 없는 삶을 상상하기 힘든 지금, 그렇다면 어떻게 SNS와 함께 더 잘 학계를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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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소개: 1부부터 참여한 도쿄, 시로, 쿠크다스, 치점, 커피의 소개는 여기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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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힘들게 만드는 것들


쿠크다스 SNS를 하면서 아, 이건 정말 싫다 혹은 힘들다고 생각되는 거 있어?


치점 난 싫은 건 명확해. 자기 업적을 과시하는 사람들. 올해도 몇 편의 논문을 썼다, 이런 거. 


커피 그런 적 있어서 반성하게 되네.


치점 아니, 그게 나한테 압박이 돼. 좀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안 좋더라고. 경쟁심을 자극해서 너무 질투 나. 그런 질투 나게 하는 거 보고 싶지 않아. 근데 웃긴 게 그러면서 나 스스로 대화를 하거든. 왜 이렇게 질투가 많니, 이 사람은 그래도 썼는데 왜 네가 질투가 나서 고통스러워하니. 어떤 것이 결핍되어 있길래 이러는 건가, 나도 저만큼 쓰면 이 결핍이 해소되는 건가, 이런 나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해. 그럼 나도 막 나는 뭐했다고 올리면 되잖아, 근데 그건 너무 꼴보기 싫지 않을까, 이러면서. 결국 답은 없지.


도쿄 맞아. 질투도 질투지만 쓴 사람의 의도가 드러나면 더 기분이 이상해. 특히 쓰레드가 그런데, 예를 들면 자기가 올 한 해 논문 79편을 썼는데 더 정진해야겠다, 이런 반성의 글을 쓰는 거야. 근데 그런 글들이 올라오는 쓰레드를 계속 보게 되는 나도 참.


치점 나는 그 중독 이해해. 왜냐하면 내 트위터 타임라인에도 어쩌다 해외 유학을 하고 있는 박사과정분 계정 글이 넘어온 적이 있었어. 근데 계속 자화자찬만 올라오는 거야. 지도 교수한테 칭찬 받은 거, 펀딩에 합격한 거 등등. 근데 심지어 글의 뉘앙스를 보면 부모님이 교수인 것까지 파악할 수 있었거든.


쿠크다스 그런 걸 샅샅이 알게 되는 게 문제야.


치점 근데 내가 질투에 사로잡히면서도 계속 찾아보게 되더라. 그리고 한동안은 그 분 계정에 글 올라오는 게 좀 뜸해졌거든? 좀 궁금해지더라. 요새 칭찬을 못 들으셨나? 그곳 사정이 정치적으로 안 좋은가? 


쿠크다스 나도 여러 계정 구독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제일 싫은 게 해외에서 유학하면서 한국 학계 비판하는 사람들.


치점 맞아. 한국 대학원생은 그렇게 힘들다던데, 멀리서 응원한다! 이런 것도 내 버튼을 눌러.


커피 아니, 그 해외 학계에 계신데 계속 한국 학계랑 좌파 비판하는 계정 있잖아. 그 계속 ***ㅤㅤㅤ라고 하는.


(일동: 무슨 계정 말하는지 알아!)


커피 맞는 말도 많이 하고 공감도 되는데 또 계속 비판만 하는 게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멀리서 응원하고 멀리서 비판하고. 그냥 재수 없다, 정도.


시로 페이스북에서도 보다보면 몇몇 연구자들은 한국 학계든 한국 사회에 대해서든 잘 알지 못하면서 너무 쉽게 이야기해. 오리엔탈리스트라고 볼 수 있지. 한국 사회는 이게 없고, 저게 없고. 자기 전공이 아닌 영역에도 쉽게 말을 얹으면서 말이야.


치점 난 트위터랑 블로그에서 젠더 관련해서 열심히 글 올리면서 자기 주장 펼치는 해외 거주 연구자를 실제로 해외 학회에서 만난 적이 있어. 그 때 내가 석사생이었는데, 나한테 언제 결혼할 거냐, 언제 아이를 낳을 거냐, 이걸 물어보면서 여자는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박사 유학 힘들다, 계속 이런 이야기만 하는 거야. 그리고 서울대학교 아니면 유학 와도 소용 없다고 하고. 여자가 질적 연구하면 안 된다고 하고. 그날 숙소 돌아와서 진짜 펑펑 울었거든. 전과 생각도 했고.


커피 뭐 그런 사람이 다 있어. 한국에도 그런 이야기 하는 사람 요새 잘 없는데. 속으로는 할 수 있겠지만.


도쿄 멀쩡한 척 SNS에 있는 거 진짜 싫다.


치점 아니, 내가 질투했던 그 해외 유학하는 박사과정 분은, 내가 너무 응원해. 그 정도는. 


쿠크다스 서로 멀리서 응원하는 거지. 유학생들 다 힘들지.


치점 그리고 SNS는 사실 실제 학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나 거기서 오가는 말들에 비하면 소프트하다고 생각해. 실제로는 더 이상하게 행동하는 사람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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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뒤편에는 학계와 학회가 있다


쿠크다스 근데 결국 듣다 보니까 생각하는 건데, 인정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거잖아. 학계 안에서 그리고 SNS 안에서. 우리가 연구자로서 스스로 효용감을 느끼고 연구의 보람을 느끼는 경로가 너무 협소한 것 같아. 사실 돈도 내가 인정 받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잖아. 돈이든, 명예든, 그런 각종 인정을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많이 없다는 생각을 해. 그런데 뭐 솔직히 다른 직업은 안 그러냐 하면 할 말은 없지. 내가 다른 직업으로 살아본 경험도 너무 빈약해서.


치점 이미 연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그런 인정 욕구가 있다는 거 아닐까? 연구자와 마찬가지로 창작자도 비슷하더라. 경제적 보상이 미약하고.


쿠크다스 근데 또 그런 경제적 보상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보상을 쫓아서 대학원에 왔다는 생각이 있기도 하거든. 거기서 오는 양가감정이 있어. 


커피 난 넓은 의미의 보상, 그러니까 물질적인 거, 경제적인 거, 상징적인 거, 다 포함해서 보상 체계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더 다양한 보상 체계가 필요한 거지. 일상적인 수준에서의 보상도 더 많아져야 하고. 어떤 분들은 학계가 잘 되려면 더 많은 경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지만, 난 생각이 좀 달라. 낭만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한국 학계는 분화가 덜 되었다고 생각하고 거기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거든. 그런데 이렇게 작은 규모의 학술장일수록 서로 더 많이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해.


도쿄 그러니까 SNS에서 그럴 게 아니라 친구와 동료를 만들어라. 작은 공동체에서 행복을 찾고. 


커피 내가 뭐, 공동체주의자까지는 아니지만 서로 지지하는 관계가 많아야 이렇게 흑화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 같아.


쿠크다스 SNS도 그런 역할을 하긴 하지.


커피 맞아. 근데 이게 실질적으로 어떤 상징적 보상 같은 게 잘 없다보니까 다른 대체 경로를 찾고, 그런 대안적인 공간에 막 몰리는 거잖아. 


시로 사실 학회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하고.


커피 그렇지. 많은 학회들이 그런 역할을 잘 못하고 있어. 너무 형식화되어서 그냥 자기 커리어만 발표하고, 허무하잖아. 학회에 가서 연구 발표를 했지만 서로 아무도 관심이 없는 거야. 내가 박사학위를 받고 어떤 학회에 갔는데 아무도 나의 박사 논문 주제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던 적이 있어. 시니어 연구자들이랑 교수들끼리만 서로 이야기를 하는데, 그 주제가 자기 유학생 시절 이야기더라.


치점 학계 내에서 유학과 비유학의 경계가 진짜 공고한 것 같아. 국내 박사들은 어쨌든 전임 교원이 되기 힘들어지고 있잖아. 내가 대학원생으로서 느끼는 건, 저 시니어 연구자들이 날 동료로 생각하지 않고 교원이 될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야. 늘 전임 교원은 해외에서 오고, 석사과정생들은 해외 유학 준비하고 있다고 하고. 국내 박사들은 그냥 노동력인 것만 같은 느낌. 왜냐하면 나도 학회에서 1년 동안 일하고 있지만 아무도 내 연구 주제를 아는 사람은 없거든. 물어보지 않으니까. 거기서 나는 그냥 무급 노동자인 거지. 그리고 학회의 높은 자리에 있는 선생님들은 여전히 유학 다녀온 직후 서로가 어땠고, 이런 이야기를 해. 은퇴를 1, 2년 앞둔 지금도 말이야.


도쿄 이러니 SNS가 활발할 수 밖에.


쿠크다스 그런데 SNS에 그런 이야기를 해?


커피 깊은 얘기는 또 못하지.


쿠크다스 이런 이야기는 SNS에서도 못하잖아. 오프라인에서의 사담으로만 해소되는 이야기들이기도 하지. SNS도 어느 정도 공적이라.


시로 나도 큰 학회는 잘 안 가. 거기는 내가 낄 자리가 없는 사교의 장이거든. 내가 연구자로서 가장 큰 보상을 얻는 순간은 활동가로서의 정체성과 연결될 때인 것 같아. 활동가로서 같이 모임을 갖고 지원을 했던 당사자들의 위치성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를 학계의 언어로 발표하고, 또 그걸 당사자들이 자기의 언어로 만들 수 있도록 돕고. 한 편으로는 절망하지만 또 위로를 주고 받는. 그게 나한테는 가장 큰 보상처럼 느껴져. 학계에서의 인정이 다가 아닌 거지. 학계 바깥에서 더 많은 사람과 만나며 더 많은 걸 얻고 또 나누며 인정 받으면 좋겠어.


커피 동의해. 그리고 학계가 그런 학계 바깥의 활동도 인정해서 학계 내 보상으로 만들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런 걸 인정하지 않는 학회도 있거든.


쿠크다스 학계 내부와 외부를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자면, 학계 내부의 다양화도 중요하고 학계 외부와의 연동성도 중요한 거지.


커피 그렇지. 연동성이 있을 때 활동을 학계 내에서도 인정할 수 있게 되고. 그런 길을 먼저 닦아놓은 사람들은 그 필요를 인지하지만 처음에 학계에 들어오면 그런 맥락을 모르고 내부에만 갇혀있을 수 있거든. 신규 연구자도 활동을 인정하고 그 보상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


쿠크다스 이게 되게 복합적인 게, 학계 그리고 학회가 다가 아니잖아. 연구할 때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학회는 너무나도 중요해! 그 두 가지 감각을 같이 가져 가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 학회가 다는 아니지만, 학회는 너무 중요하다는 것. 


치점 그런 점에서, 나는 한국 학계가 너무 현장과 멀어져 있는 것 같아 아쉬워. 내가 주로 찾아보는 단행본들의 저자 소개를 보면 많은 연구자들이 활동을 병행하고 있거든. 현장에서의 글쓰기나 학문적 형식에서 벗어난 글쓰기를 중요시하는 사람들도 많고. 근데 한국에서 원하는 논문 형식은 너무나도 정형화되어 있어. 그 내용도 활동 현장에서 멀어지게 되고. 나는 박사과정 1학기 때부터 활동가를 병행했는데 활동하는 현장에서 얻는 지식과 텍스트가 너무나도 방대하고 깊어서 소중했거든. 학계가 못 쫓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나는 그래서 학계보다 현장에서 지적인 자극을 더 많이 받아. 뭐, 활동가들도 다 좋은 사람이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학계보다는 날 더 평등하게 동료로 존중해주고 말이야.


시로 최근 광장 관련 연구들도 많이 봤지만, 사실 학계보다 광장이 지적으로 훨씬 더 뛰어나잖아. 논문의 형식으로 연구를 하면 어쩔 수 없이 광장 속 말들을 자료로 가공해서 분석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릴 수밖에 없지만 말이지. 그 언어들에 포함되어 있는 맥락과 가능성은 엄청나거든. 그러니 더욱 학계에서는 그 안의 말들과 씨름할 필요가 있어.


쿠크다스 맞아. 사실 그래서 12.3 내란을 겪으면서 SNS가 중요한 지적 자극의 장이기도 했어. 그만큼 나의 에너지도 너무 소모됐지만. 내가 모든 집회 현장에 있을 수 없다보니 SNS에 올라오는 발언이나 영상을 보고 배운 게 정말 많아. SNS에 올라오는 게 다라는 착각을 하면 안 되겠지만, SNS가 현장의 매개 역할을 하고 또 현장 그 자체가 되기도 하지.


치점 SNS 때문에 정말 화가 날 때도 많거든? 어떤 혐오 담론이 너무 급속도로 퍼지고, 자기 감정에 매몰된 사람들이 자기가 어떤 말을 하는지 알까 싶게 타인을 비방하고. 그런 모습을 볼 때에는 SNS가 악의 근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런데 한편으로는, 하위 주체라고 여겨지는, 그러니까 공식적인 지면을 가지기 힘든 이들의 이야기는 트위터에서 더 많이 듣게 되거든. 그래서 이걸 계속 놓지 못하는 것 같아.


쿠크다스 트위터는 그래서 정말 매력적인 현장이지만 연구로 접근하기 힘들기도 하지. 그 우발성과 역동성이 텍스트 수집으로 접근하는 순간 다 사라지잖아. 그래서 트위터 자체를 내 연구 현장으로 삼기 보다는 트위터를 매개로 해서 연결된 그 현장에 내가 직접 가야하는 것 같아. 


시로 사실 운동 현장에 대한 연구도 많은 경우에는 그 현장의 기반이 되는 맥락과 원리를 다 반영하지 못해. 근데 그걸 감각하고서 적당히 타협할 건지 아니면 밀어붙일 건지 선택하면서 내용의 차이가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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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떻게 SNS와 함께 살아갈까?


커피 예전에 대안적인 학술 SNS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어. 인용의 네트워크가 보일 수 있는 그런 플랫폼 말이야. 근데 나는 페이스북을 그런 용도로 쓰는 것 같아. 왜냐하면 누가 누구를 태그하고 인용하는지 알 수가 있거든. 그래서 나는 SNS에서 사회 문제나 현장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지만, 연구자 네트워크를 확인하는 데 활용해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


치점 나는 마지막으로 내 고민을 공유해볼게. 최근에 SNS를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기로 마음 먹었어. 빠르게 읽기에 너무 익숙해져서 연구자로서의 역량이 떨어지는 걸 느꼈거든. 예전에는 길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글을 오랜 시간 붙잡으면서 읽는 걸 당연시 여겼었는데, 이제는 SNS 속도에 맟춰졌는지 그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 어렵고, 당장 결론이 나지 않는 글을 읽는 훈련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온라인에서는 이야기 주제가 빠르게 바뀌지만, 활동가로서는 오프라인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해. 그런데 많은 활동가들이 온라인에서 담론을 만드는 데 엄청 집중하고 있지 않나, 라는 고민이 있어. 여전히 우리는 몸을 가지고 있는 존재니까, 오프라인에서의 활동을 계속 중요하게 갖고 가야겠지. 온라인에서 말을 하는 건 비교적 쉽지만 오프라인에서 제도를 바꾸는 데에는 너무나도 많은 몸이 필요하거든.


시로 SNS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학계와 제도 내에서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보상과 인정의 문제로 나아갔잖아.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런 문제를 SNS로 외주화하고 있던 것 같아. 각자도생해서 SNS에서 풀어라! 그리고 사실 사람 간 관계도 일종의 제도일 텐데. 온라인에서 그냥 이야기를 막 뱉을 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더 많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쿠크다스 SNS를 주제로 잡게 된 것도, 학계의 메커니즘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었거든. 이런 이야기를 이런 자리 뿐만 아니라 학회에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어디서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 거지. 특정 공간에서만 이야기되는 주제가 있다면 왜 그런지 고민하고 그걸 다른 공간으로 어떻게 끌어올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하는 것 같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긴밀한 연결고리가 일방적으로 만들어지면 안 되고 상호 관계를 맺으면서 자원을 주고 받아야 하는 거야.


도쿄 어떤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뭔지 생각할 필요가 있어. 사실 난 오히려 온라인에서는 정치적인 글을 쓰지 못하는데 그건 내 페이스북 친구에 아빠가 있기 때문이거든. 그래서 아버지를 제외한 친구 집단을 설정해서 아버지가 좋아하는 정치인을 비판하는 글을 쓰기도 하고 그랬어. 근데 쓰레드에는 그런 억압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마음…


(일동 웃음)


도쿄 아니 왜, 우리끼리는 그런 말 하잖아. 연구재단 지원사업에 합격한 사람들은 SNS에 글을 못 올리고 떨어진 사람들만 올린다고. 근데 쓰레드는 그렇지도 않더라.


쿠크다스 학제 별로 분위기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다들 타임라인에 비판 학문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잖아. 쓰레드에는 비판 학문과의 친연성이 비교적 낮은 연구자들이 많고.


커피 이 동네가 그런 거지, 다른 동네 가면 또 다르더라고. SNS를 통해 그렇게 다른 동네의 이야기도 듣게 되는 거지! 결국 우리가 SNS를 하는 이유가 그런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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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쿠크다스

편집.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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