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사세요? 저는 페북이고, 쟤는 트위터요!
-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 6월 28일
- 9분 분량
최종 수정일: 1일 전

그것은 길티플레져(guilty pleasure)가 틀림없다. 쓰레드(threads)에만 들어가면 정말 ‘이런 걸 내가 읽어도 될까’ 싶은 연구자들의 글이 늘 있기에, 나는 한동안 간지러워하며 그걸 읽고 주변 사람들에게 중계하는 일을 주기적으로 해왔다. 교수 최종면접에서 탈락한 연구자, 연구실적이 많아 우수연구자로 선정된 통계적 사회과학 연구자, 자칭 ‘연하킬러’라는 여성 연구자, 연구실 사람들을 피해 건물 어딘가에 숨어 혼밥하며 셀카를 찍어 올린 대학원생, 자신의 논문 심사 현황을 실시간 중계하는 대학원생 등 너무 내밀해서 아주 친한 친구에게나 겨우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 일들을 인터넷에 올리는 연구자들을 보며, 연구자 집단에도 정말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다양한 기쁨과 슬픔, 욕망과 감정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새삼 느끼곤 했다. 의사 쓰레드 타임라인에는 의사들이 뜨고, 교사한테는 교사가, 디자이너한테는 디자이너가 뜬다고 한다. 무섭지만 한편으론 무섭도록 단순한 알고리즘의 세계 속에, 연구자들도 함께 살아가고 있다.
대학원에 들어간 이후 심지어 대학 밖 학술단체 활동까지 해온지 어느덧 10여 년, 오프라인 친구도 거의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밖에 안 남았고, 내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과 인스타그램으로 교류하는 사람들은 말해뭐해다. SNS상의 짧고 긴 글쓰기와, 다른 연구자와 교류하기 혹은 편견 갖기의 경험이 연구자들의 ‘현생’을 어떻게 확장하고 보철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싶었다. 그래서 늘 일방적으로 읽고 있는 SNS의 주인 연구자들을 탁상공론에 모셔 봤다. (그) 연구자는 왜 SNS에 글을 쓸까? SNS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까? 쌍방의 소통을 하고 있는 걸까? 연구자는 SNS를 어떻게 관찰하고 있을까? 우선 우리가 SNS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이야기하는 데서 시작해보았다.

참여자 소개: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트위터 | 쓰레드 | |
도쿄 | 오피셜 | 엔터테인먼트 | 뉴스 | 사람구경 |
시로 | 거주 | 일상 | 시도 | 관찰 |
쿠크다스 | 미지 | 일상 | 구독 | 미지 |
치점 | 탈주 | 일상 | 거주 | 미지 |
커피 | 아카이브 | 일상 | 공유, 홍보 | 미지 |


SNS 15년, 이제 각자의 루틴과 노하우가 있다
도쿄 나는 약간 일기를 매일매일 쓰듯이 좀 SNS도 열심히 해보려는 그런 생각이 항상 있는데, 늘 게을러 가지고 실패하는 사람이야. 그래서 인스타, 페이스북, 트위터, 쓰레드에 블로그까지 모든 계정이 다 있는데 지금은 휴면 상태야. 그런데 약간 결국에 남들에게 알릴 소식 글을 쓸 때 찾아가는 곳은 페북이라는 것을 깨닫고 좌절하는 중. 그래도 SNS 염탐하는 일을 재밌어 해.
시로 나는 페북 사람이야. 원래는 어렸을 때부터 남이 보든 안 보든 블로그를 일기장처럼 쓰고 정리하는 게 습관이었고, 페북도 원래는 그런 식으로 썼었어. 그런데 뭔가 친구가 늘어나고, 팔로워가 늘어나다 보니까, 약간 여기는 공론장이 되어 버려서 곤란한 게 있어. 나도 사실 페북이 좀 끔찍할 때가 있긴 하거든? 블로그를 혼자 비공개로 하기도 하고, 트위터도 사실 좀 했었는데, 결국 페북으로 돌아가더라고. (웃음)
쿠크다스 덕질을 했었기 때문에 트위터를 진짜 오랫동안 했었지만, 트위터에 연구자들도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된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 나한테 SNS는 그냥 사적인 공간이야. 연구자들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한 경우도 거의 없고, 행사 홍보는 가끔 하긴 하는데 내 연구 얘기를 SNS에 거의 하지도 않아. 많은 연구자들이 페이스북에 다들 저렇게 장문의 글을 올리고 있었다는 것도 최근에 알고 진짜 놀랐어. 오프라인에서 누가 페북에 어떤 글을 올렸고, 누가 어떤 댓글을 달았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시는 것도 신기했고.
치점 페이스북은 열심히 했었는데, 몇 년 전부터 완전히 멀어졌어. 현실에서 그냥 잘 인사했던 사람이, 페북에서 자기랑 정치 성향 안 맞는 사람을 실명으로 공격하고, 학생 인권 활동가들 버르장머리 없다 이런 글 쓰고, 이런 걸 활동하면서 너무 많이 봐서 그렇게 됐어. 그래서 연구자들의 페이스북은 나도 잘 몰라. 대신 나는 트위터랑 인스타그램을 엄청 열심히 해. 친구가 너 이렇게 책만 읽으면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없다고 해서, 그때 트위터를 가입해서 지금까지 엄청 꾸준히 하고 있고 트위터에 실명도 걸어 뒀어. 사람들이 적어도 내가 실명을 걸고 하는 사람이라는 걸 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 나도 내가 하는 말에 책임을 지자는 마음으로. 아, 물론 비계도 있긴 한데 거기엔 고양이 얘기랑 뭐 먹고 싶다는 얘기밖에는 안 써. 퀴어 커뮤니티 안에서는 트위터가 그냥 일상이고 뉴스야. 그냥 카톡하듯이 트위터를 하는 거야.
커피 쓰레드 빼고는 다 해. 트위터는 익명으로 하고 있는데, 언젠가부터 주변에서 내가 누군지 알아보더라. 트위터는 두 가지 용도로 하고 있어. 하나는 연구용, 연구자들, 특히 해외 학자들 팔로우하는 것. 해외 학자들은 특히 자기 커리어를 적어두고 공개적으로 트위터를 쓰더라고. 링크드인처럼. 다른 하나는 세상 돌아가는 얘기 보는 것. 내 취향에 맞는 계정들을 팔로우하다 보니 퀴어 필터버블이 되어버렸어. 페이스북도 연구자, 활동가분들 이야기 듣는 용도로 쓰고 있어, 다들 좋은 글들을 많이 올리기 때문에 그런 걸 보며 교양을 쌓는 거지.
도쿄 SNS에 주로 어떤 글을 써? 어떤 목적으로 SNS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궁금해.
치점 내가 했던 프로젝트들에서 늘 SNS 담당자를 맡다 보니, 홍보에 대한 고민이 늘 있었어. 글 하나를 트위터에 올려도, 이미지랑 같이 올려야 RT가 많이 되는구나, 링크가 있으면 타래 첫 번째에 무조건 달아야 된다, 이런 식의 그냥 고민들을 했지. 최근에는 내 개인 기고를 내 계정에 올릴 때도 공계에서 홍보하던 방식과 똑같이 올리고 있어. 사담을 쓰는 것과 내 글을 올리는 것은 포맷이 달라야겠다 해서, 기고글을 올릴 때는 항상 같은 포맷으로, 말투도 비슷하게, 마치 저널처럼 올리고 있고, 내 글 말고 그냥 내가 잘 읽은 글도 같이 홍보해. 그러다 보니까 내 계정을 좀 정치적인 계정으로 굴리고 있는데, 비판하고 싶은 것들도 올리고 청원 요청이나 동물 입양 홍보도 많이 올리는 편이야.
커피 나도 지나치게 사적인 얘기를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엄청 뭐 각 잡고 하는 얘기도 아닌 것들을 올려. 학계에 대한 비판적인 이야기를 쓰는 일도 많은데, 그걸 매우 비판적으로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고, 연구자 동료를 위로하는 느낌으로 올리고 싶어.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좋아하고 호응해주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나는 공유를 많이 해. 공감이 되는 거, 사람들이 이런 걸 함께 알았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 아, 그리고 홍보도 하지. 학회 등을 홍보하는데 나름대로 홍보 효과가 상당해.
시로 나는 생각보다 관심 받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거든? (일동 놀람과 웃음) 그래서 목적 의식적으로 팔로워를 늘려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적은 없고, 누가 개소리하거나 좋은 얘기하거나 그런 논쟁을 지켜보고 참여하다 보니 여기까지 와 있는 것 같아. 페북, 트위터 다 동일한 건데 SNS에는 동시대성이 주는 힘 같은 게 있는 것 같아. 초 단위로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들이 오가고, 그 과정에서 서로 물어뜯고 싸우기도 하지만 사실은 계속 생각이 발전하고 감각이 되게 계속 진화해 가잖아. 그 과정 자체에 함께 개입하고 거기서 함께 성장한달까 혹은 함께 뭔가를 치열하게 공유한다는 게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난 페북을 공적이고 정치적이고 부담스러운 일이라기보다는 재밌는 일로 여기는 것 같아.
쿠크다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게 되게 중요한 의미가 될 것 같기는 해. 그런데 한편으로 나는 그 치열함 속에 들어가서 내가 완결되지 않은 생각을 글로, 기록으로 남기는 게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져. 정말 하고 싶으면 논문이나 좀 더 오피셜한 무언가로 써야지, SNS로 쓰기엔 너무 심적으로 부담된다는 느낌이 강해서 나는 트위터를 구독계로만 쓰고 말을 하나도 얹지 않아. 그런데 정작 그렇게 구독을 해 두니까, 글을 청탁하거나 발표 섭외하거나 할 때, 다른 연구자들을 팔로우해두고 있는 게, 이분이 요새 이런 관점으로 어떤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걸 아는 중요한 방편이 되는 것 같아.
커피 동의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어. 학회 활동하면서 섭외를 하려면 정보를 알아야 하는데, 논문만 봐서는 알기 어려운 부분들이 SNS에서는 좀 더 투명하게 드러나기도 하잖아. 자기 입장을 밝히는 정도가 논문보다는 좀 더 높으니까. 그래서 섭외할 때 SNS의 실용성이 있는 것 같아. 좀 더 일상적이고 상시적인 학회 같은 느낌이랄까?
치점 맞아. 난 트위터에 되게 많은 말을 남기면서 좋은 기회도 많이 얻기도 했어. 온라인 기반으로 하는 매체들은 보통 트위터를 보고 연락을 주더라고. 내가 SNS에 쓴 글을 보고 연락해서 기고 요청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어. 그럴 때 유의하는 점은 트위터와 트위터 바깥을 연결해서 글쓰기야. 트위터 플로우를 정리해서 칼럼 쓰는 건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해. 온라인에서 다뤄지지 못한 역사라든지, 담론의 지형이라든지 이런 걸 담으려고 노력해서, 온오프라인의 밸런스를 지키는 게 나한테는 중요한 화두이거든. 또 반대로, 디지털 장소를 아예 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연구하거나 글쓰는 것도 안 되겠지.

페이스북-트위터-쓰레드-인스타그램, 각자 다른 심연이 있다
도쿄 SNS는 내 말을 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소통을 하는 거잖아. 얼마 전에 생각한 건데, 난 SNS에서의 소통을 좀 무서워하거나 귀찮아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 그래서 글을 못 올리는데, 그 이유가 답글 달릴까 봐. 이런 것도 있고. 댓글 달리면 내가 다시 댓글을 달아야 할 것 같고 귀찮잖아. 그리고 심지어 반론 같은 게 달리면 갈등을 시작해야 하는데, 나의 갈등 회피 성향상 그건 좀 너무 어려운 일이고.
시로 맞아. 난 사실 계정 비활성화도 되게 많이 해 (일동 또 놀람)
도쿄 아니 오늘 많이 놀라네. 언제? 언제? 언제 비활을 한 거야 그런 걸 본 적이 없는데?
시로 장기로 할 때는 한 1~2주 정도 비활성화 한 적도 있긴 한데, 보통은 단타로. 비활할 필요성이 있어. 나도 싸움이 일어날 때 참전을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아. 학교에서, 오프라인에서 볼 사람들이 페북 친구로 많이 연결되어 있으니까, 더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싸우는 건 못하겠어. 그냥 서로 이견이 있네요, 그러네요 하고 끝내는 거지. 이건 어떤 면에서는 트위터랑 다른 페이스북의 문화이기도 한 것 같은데, 다들 누구의 무슨 글을 보고 빡쳐서 저 얘기를 하는지 알겠는데 거의 아무도 실명 비판을 하지 않아.
치점 난 페이스북이 정말 더 강자들인 것 같아. 왜냐하면 장문의 글을 실명 달고 쓰는 게, 진짜 이거는, 진짜 세다
커피 페이스북에 좋은 기능이 있잖아. 그 공개 범주를 굉장히 여러 가지로 설정을 할 수가 있어. 굉장히 디테일하게 한 사람 한 사람 해서 이렇게 다. 광고 같은 거는 공개로 올리고, 공적 활동은 공개적으로 하고, 그런데 아이디어 쓰거나 시시껄렁한 얘기나 이런 거는 다 친구 공개로만 해.
시로 근데 그거는 좀 당황스럽더라고. 전체 공개로 그냥 막 썼는데, 기사에 그냥 인용돼.
도쿄 (시로 페북의) 위상이 높다, 진짜.
쿠크다스 보통 정치인들 페이스북이나 인용되는 거 아니야?
커피 공인(?)이라서 그래. 시로가 오피니언 리더라.
시로 다른 얘기인데, 나는 페이스북에서 계급성을 느낄 때가 있어. 얼마 전에 김민석 총리 후보자가 칭화대 때문에 중국 입출국한 내역을 공개했잖아. 그런데 아무도 중국을 저렇게 자주 왔다 갔다 할 돈이 있었네라는 걸 얘기하지 않는 거야. 저게 가능하려면은 얼마나 많은 돈을 가져야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만한 정도의 수준은 되는 사람들이 많구나. 코로나 때 재난지원금 얘기할 때도, 사람들이 지원금을 어떻게 쓰는지 페북에 올리는 걸 보면서, 우리가 서로 말을 나누거나 서로의 글을 참고하지만 사실은 계급은 되게 다르구나라고 느낀 경우들이 종종 있어.
치점 약간 전문가 집단이 좀 많기도 하고. 그렇게 장문의 글을. 사실 나는 거의 어떤 페북 글은 '정기적으로 마감을 만드시나?' 하는 생각도 들고. 양질의 글을 계속 페북에 쓰시고.
커피 페이스북이 이제 계급적이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나는 반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페북은 다 실명이잖아. 자존심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 ''그런 얘기를 굳이? 이렇게까지 내가 나를 다 드러내야 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계급이라는 건 아무래도 훨씬 심층적인 거고.
시로 (약간 반어법으로) 쓰레드를 보다보면 한국 학계의 미래는 되게 밝은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어. 야심만만한 연구자들이 굉장히 많고. 아니 이렇게까지 훌륭하고 성과 많은 연구자들이 한국에 이렇게 많단 말이야? 아무도 요청하지 않았는데 진짜 거기는 멘토링할 의지가 넘쳐나는 사람들밖에 없어.
커피 수요가 없는데?
도쿄 아니 수요도 같이 있어, 그게 문제야. 저 영어 논문 쓰고 싶은데 저 좀 알려주세요, 이런 사람들도 많고. 약간 죽기 직전인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고.
치점 트위터도 빈곤이나 정신병에 대한 얘기가 진짜 많이 나오고, 그래서 정말 작은 것 하나라도. 젠더와 계급에 대한 설전도 정말 많이 벌어져.
커피 트위터는, RT도 많이 받고 관심을 많이 받으려고 하면, 굉장히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압축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 때 너무 맥락 없는 비난이 많이 나오기도 하는 것 같아.

평화 유지의 기술 - 사이버불링의 세계에서
쿠크다스 트위터에 페북 글을 캡처해 와서 비판하는 경우도 진짜 많아. 그게 일종의 뒷담 같아서 이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잘 모르겠어. 거기에 직접 비판을 하거나 직접 싸움을 걸지는 못하는 거고 그걸 자기의 익명 트위터로 가져와서 캡처를 올리는 거지.
치점 트위터는 그냥 진짜 피곤하면 뮤트 기능을 쓰지. 개인을 뮤트하기도 하고, 아니면은 특정 단어들을 좌르르 뮤트하기도 하고. 그리고 나를 한 번이라도 사이버불링 했다 그러면 무조건 다 차단. 왜냐하면 그 타임라인으로 넘어가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진짜 피곤할 때는 비계에만 있어. 비계 타임라인은 고양이들밖에 없는 진짜 평화로운 곳이라, 어쩔 때는 힐링하려고 비계에 들어가. 거긴 약간 동물의 숲 같아서. 그래서 비계는 팔로우를 정-말 신중하게 해. 또 나는 오히려 인스타그램이 평화롭게 느껴지기도 해. 내 지금 타임라인이 내가 싫어하는 류의 전시를 안 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소소하게 최근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 최근에 갔던 집회, 소소한 일상 이런 사진이 대부분이라. 또 인스타 친구들이 올리는 자기가 오늘 읽은 책의 재미있는 부분, 이런 것도 소소하게 은근 정보가 되기도 하고.
도쿄 약간 다들 이렇게 약간의 조절 수단을 가지고 있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다들 항상 열심히 전투적으로 소통하는 것 같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꼭 그렇기만 한 건 아니네.
치점 트위터에 대학원생들이 진짜 많은 것 같아. 페이스북은 좀 지위가 있으신 분들인 것 같은데. 그래서 그 대학원생 절기가 진짜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 진짜 대학원 주제만 나오면 사람들이 엄청 싸워. 아니 사람들이 이렇게 대학원에 가고 싶었다고? 이렇게 느낄 때도 있고.
쿠크다스 대학원생은 잘 안 구해진다는데, 트위터에는 대학원생이 많아진 느낌이 있어. 알고리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치점 트위터 내에서 대학원이라는 고착된 이미지가 생긴 것 같아. 대학원 얘기가 나오면 꼭 너무너무 대학원에서 피해를 많이 본 대학원생들과, 내가 돈만 있었다면 대학원에 갔을 것이다라는 사람들이 함께 등장해서 치고받고 하거든? 그래서 대학원이 얼마나 참혹한 곳인지를 누가 말하면, 꼭 이렇게 배부른 소리 하지 마라가 등장해. 득달같이 사이버불링 하는 거야. 너 대학원 갈 돈이 있으면서 어디서, '빼앗긴 가난' 그 얘기가 꼭 등장해. '빼앗긴 가난'이 막 공격을 하기 시작하면, 모든 숨어 있던 대학원생들이 광범위 저격을 당해서 다 튀어나오고. 대학원에 대해서 뭘 아느냐 뭘 아느냐 하면서 또 치고받고 싸워. 하루쯤 지나면 휴전 선언이 날아오고. 패턴이야, 패턴.
쿠크다스 사실 트위터 안에서 어떤 의제가 논란이 되는 레퍼토리가 사실 다 비슷하기는 해. 누군가가 자신의 어떤 피해 사실 혹은 고통, '나 이렇게 착취당했어'를 말하면, 그걸 말한 사람의 기득권성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럼 광역 저격이 되어버려서, 비슷한 사람들이 같이 끌려 나와서 치고받고 하는. 대학원생도 거기에 참여하는 하나의 정체성인 거지.
커피 구조네, 구조.
치점 뭔가 트위터의 특징이자 단점은, 한 번에 길게 못 쓰니까, 피해자와 기득권 사이가 없어. 피해자 아니면 기득권이야, 거의 그 수준으로 매번 싸움이 돌아가는 게 제일 피로한 부분인 것 같아.
쿠크다스 트위터, 또 하나의 장점이자 단점이 굉장히 유통이 너무 굉장히 빠르고 되게 폭넓게 될 수 있어. 범위 제한 기능이 나는 플랫폼에 일부러 없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게, 그러니까 차단만 있고 이걸 내가 위치를 어디까지 될 것인가를 조절을 못하는데. 트위터는 거기서 나오는 우발성과 그 역동성이 너무나도 강해서, 그게 장점이자 단점인데, 그러니까 예를 들면, 연구자들끼리만 페미니즘 얘기를 할 수가 없는 거지, 활동가들끼리만 할 수도 없고.
치점 맞아. 대학원생들끼리만 자조할 수가 없는 거지. 그래서 모든 것이 극단적으로 평등해.
도쿄 치점은 참전도 해?
치점 참전 했었지. 했었는데. 근데 내가 참전할 때 늘 동기가 있는 편인데, 언제 보통 참전을 하냐면. 누군가 너무 괴로워하고 있을 때 참전하는 것 같아. 예를 들면 내가 아는 청소년 활동가가 가정 폭력을 당하는 중이고 안 좋은 상황에 있었는데, 그 사람이 트위터에서 무슨 한 마디를 했다고, 사실 그게 엄청 중요한 얘기도 아니었는데 계속 사이버불링을 당하는 거야. 그래서 그때 '왜 이분한테 뭐라고 하시냐. 그만하셔라' 하면서 같이 싸운 적이 있거든. 왜냐하면 이게 누가 한 명이라도 편 들어 준다는 감각이 너무 큰 도움이 되거든. 나도 사이버불링 당할 때 누가 그렇게 해주면 도움이 되게 많이 되더라고. 숨통 트이는 느낌. 트위터에 대학원생 플로우 돌 때도, 누가 거기에 과하게 영향을 받으면서 안 좋은 얘기를 쏟아내고 있길래. 그럴 때도 한 마디 했어. 참전하려고 했다기보다는 그분을 진정시키려고.
(7월 12일, 2부에 계속)

글. 도쿄
편집.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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