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논뒤사] 연구자인데요, 비평가입니다

ree

극장에서 또 집에서 영화를 즐겨보는 입장에서, 영화는 항상 ‘보다’라는 동사와 붙는 게 익숙하다. 영화를 왜 보게 되었는지, 재밌게 봤는지, 또는 영화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등등의 질문을 주고 받는 건 가벼운 스몰톡부터 심도 깊은 대화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박동수가 던진 질문은 아주 미묘하게 조금 달랐다. “왜 영화를 트는가?”


오랫동안 영화 비평가로서 그리고 영화 상영 행사 기획자로서 일해온 동수는 미디어문화연구 석사과정에 진학하면서 영화라는 텍스트 보다는 영화를 트는 사람들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크고 작은 극장 혹은 극장이 아닌 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영화상영회. 왜 사람들은 상영회를 열고 영화를 틀까? 그 바탕에는 어떤 사회문화적 조건이 있으며, 그 이면에는 어떤 욕망들이 있을까? 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동수는 비평적 글쓰기와 학술적 글쓰기를 고민하고, 논문의 이론적 틀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이면 안 될지 고민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러한 고민을 살짝 엿보기로 하자. 비평가가 아니어도, 연구관심사는 달라도, 내 문제의식을 어떻게 풀어내고 또 써야 할지는 연구자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니 말이다.


ree

# 공부 그리고 글쓰기


윤희 먼저 묻고 싶었던 건, 대학원에 가기 전부터 영화 비평으로도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었잖아. 그런데 왜 대학원에 가야겠다고 맘을 먹은 거야?


동수 비평이든 기획이든 공부가 계속 필요하잖아. 21년도에 학부를 졸업한 후에 이론서나 연구서를 읽고 또 혼자서 공부하는 습관이 필요했던 거지. 그래서 그런 습관을 만들자는 게 가장 큰 목표였어. 그리고 다른 하나는, 평론가로 활동을 하긴 하지만 동료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없었거든. 내가 당선되었던 한국독립영화협회에 처음 들어갔을 때 내가 제일 나이가 어렸고 다른 분들은 최소 10살 정도 차이 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 그래서 나랑 동년배인 사람들을 찾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


윤희 공부와 동료, 이렇게 두 목적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럼 일단 첫번째 목적인 공부에 있어서는 도움이 된 것 같아? 지금 논문을 쓰고 있는 단계잖아. 지난 2년 동안 어땠어?


동수 재밌었어. 영상이론 전공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고 생각해. 텍스트분석이나 이론 연구에 가까운 영상이론 전공과 달리 문화연구는 수용자 연구를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한국에는 특히 관객 연구가 많지 않거든. 논문을 쓰면서 시네필 연구들을 찾아보면 해외에는 꽤 많아. 시네필이라는 용어도 거의 100년이 넘은 용어니까, 누적된 논의들이 많지. 그런데 한국에서는 관객이나 시네필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 소비자연구로만 다뤄지고 시네필 문화에 대한 연구는 아주 극소수만 있어왔어. 문화연구로 와서 그런 논의를 할 수 있는 자원들을 얻은 것 같아. 지금 내가 논문을 쓰고 있는 주제로 계속할지는 모르겠지만.


윤희 그러면 계속 연구를 할 생각은 있어?


동수 아직 모르겠어. 해외 유학은 생각이 없고, 국내에서 박사 과정을 한다고 해도 돈이 많이 들잖아. 근데 돈이 없어. 그래서 한 2-3년 동안 프리랜서로 먹고 살 수 있는지 좀 더 가늠해보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된다 싶으면 그 때 박사 과정을 가는 게 맞겠다 싶어. 지금 꼭 박사를 가야 된다는 마음은 없어.


윤희 지금 학위 논문을 쓰고 있지만 사실 이미 학술지 논문1)을 출간했잖아. 연구를 하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내는 과정은 어땠어? 사실 나는 비평도 어느 정도 연구랑 친연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무언가를 분석하고 이론적 언어를 동원해 서술하는 점이 말이야.


1) 박동수. (2024). 왜 영화를 트는가?: 동시대 비제도권 시네클럽 연구. 문화연구(Cultural Studies) , 12(2), 5-45.

동수 맞아. 비평을 쓸 때는 이론이나 작가 그리고 감독과 배우에 대해 조사나 탐구를 하고, 작품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가 페미니즘인지 퀴어인지 혹은 역사인지 공부를 해야 더 정확하게 쓸 수 있지. 그런 면에서 연구랑 겹치는 부분들이 있어. 그런데 확실히 다른 건, 평론을 쓰는 건 좀 더 직관과 수사학의 영역에 가까워. 그런데 논문을 쓰기 위해 연구를 할 때에는 사람들이 읽고 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해. 뭐라고 해야 할까? 예전에 네가 글쓰기 스타일로 고민이 많던 다른 석사 과정 선생님한테 그런 말을 했잖아, 짜치는 글을 그냥 써야 한다고.


윤희 응, 짜치는 글쓰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동수 그래. 그러니까, 되게 멋없어 보이는 문장이라도 필요한 게 연구인 거야. 평론은 어느 정도 멋을 부려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지금 논문을 쓸 때도 지도 교수님한테 가장 많이 듣는 피드백은, 어휘나 제목을 추상적으로 쓰지 말라는 거야. 나는 그 표현보다 더 내 의도를 잘 전달하는 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계속 부제를 더 구체적으로 길게 써서 설명하라고 하셔. 그런 글쓰기의 차이가 분명 있지. 근데 나도 계속 대학원을 다니면서 평론 원고도 쓰니까, 두 유형의 글쓰기를 왔다갔다 하잖아. 그래서 그냥 섞이더라. 어느 정도 경력이 있으신 평론가이자 연구자인 분들은 잘 구별해서 쓰시던데 나는 아직 그게 잘 안돼.


윤희 의식적으로 구분을 해서 글을 써야 하는 거네. 교수님 피드백은 수용하는 편이야?


동수 그렇지. 결국 지금 제목은 <영화를 트는 사람들: 디지털 시대의 자유 상영 실천에 관한 연구>로 합의를 봤어. 제목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부제를 길게 구체적으로 쓴 거지.


윤희 ‘자유 상영’ 개념을 밀고 나가기로 했구나. 연구 초반에는 ‘비제도권 상영’이라는 개념도 고민했었잖아. 이전 학술지 논문에서도 ‘비제도권’이라는 수식어를 썼고.


동수 학술지에 냈던 논문을 쓸 때는 4명을 인터뷰했었는데, 학위논문에서는 14명을 했거든. 인터뷰 참여자의 수가 늘어난 만큼 그 성격도 다양해졌어. 그래서 ‘비제도권’이나 ‘비극장 상영’이라는 개념으로 딱 설명되지 않는 지점들이 나왔고 더 큰 범주의 개념이 필요해진 거지.


ree

ree

# 욕심이 많아진 이유


윤희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 그만큼 그 개념의 의미를 설득하고 주장하는 게 중요하겠다. 연구참여자 말이 나와서 궁금한 건데, 대부분 동수랑 같은 산업 안에 있는 사람들이었잖아. 어땠어?


동수 사실 인터뷰참여자의 80%는 원래 알던 분들이었어. 짧게는 한 반 년부터 길게는 6년 정도 알았던 사람들이다보니 내가 그 분들의 활동을 잘 알고 있기도 했고. 그래서 사실 인터뷰 할 때가 제일 재밌었어. 일정 잡고 만나서 돌아다니고, 인터뷰 끝나고 밥 먹고 술 먹고.


윤희 대부분 아는 사람이었다면, 몰랐던 사람들은 소개를 받은 거야?


동수 소개를 받은 건 아니고. 그 분들도 상영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내가 그 상영의 존재는 알잖아. 그래서 상영 홍보를 하는 SNS 계정에 내가 DM을 보내서 인터뷰 요청을 했지. 


윤희 논문에서 확인하게 되겠지만, 사실 연구참여자 대부분이 아는 사람이었고 연구자 본인도 오랫동안 상영 활동을 해온 당사자잖아. 오랫동안 자신이 해온 것에 대한 연구였는데, 연구로 새롭게 보이는 게 있었어? 아니면 내가 알던 걸 정리하는 느낌이었어?


동수 내가 알던 거나 경험했던 거를 정리하는 게 좀 더 크긴 해. 새롭게 보이는 거라면, 사람들이 무슨 동기를 갖고 상영활동을 하는지. 상영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정체성의 (예비) 영화인이 되는지. 이런 것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어.


윤희 동기는 정말 천차만별일 것 같아.


동수 천차만별인데 그렇다고 아예 안 겹치는 건 아니야. 사회운동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그냥 재미있어서”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그래서 그 “재미있어서”라는 말에서 뭘 끌어낼 수 있는가가 연구의 관건이고. 재미의 이면에는 뭐가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학술지 논문에는 그런 자세한 욕망들을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이번 학위 논문에는 그걸 메인으로 삼고 싶었어.


윤희 학술지 논문의 제목은 “왜 영화를 트는가?”였는데 정작 그 “왜”에 대한 답을 상세하게 다루진 못했었구나. 이번엔 그 답을 쓸 수 있을 것 같아?


동수 이게 답인지는 모르겠어. 아마 인터뷰 참여자분들이 논문을 읽으면, 왜 이런 답이 나왔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왜냐하면 상영 활동을 다 긍정적으로만 서술한 것도 아니고, 상영 활동이 갖는 많은 맥락이 있잖아. 영화 하나를 상영하기 위해 지원 사업을 받거나 어떤 극장과 결합할 수도 있고, 생업과 생계의 문제도 얽혀 있고. 영화제에서 일하고 싶어서, 또는 배급사를 차리고 싶어서, 영화 감독이 되고 싶어서라는 목표를 위해 상영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 물론 그 사람들이 그렇다고 정말 상영 활동을 징검다리처럼 쓰고 버리는 건 아니야. 근데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는 과정이기도 하거든.


윤희 그런 거 하나하나 서술을 해줘야겠구나.


동수 그래서 논문이 지금 더럽고 난잡하고.


윤희 (웃음) 지금 목차는 다 나왔을 거 아니야. 예심에서는 어떤 피드백이 나왔었어?


동수 예심 때 결론까지의 초고를 다 써서 가져갔었는데, 그 때 들었던 가장 중요한 피드백은 내가 욕심이 너무 많다는 거였어. 좀 덜어냈으면 좋겠다. 그런데 뭘 덜어낼지 여쭤보면 또 그건 모르겠다고 답하시고. 그래서 그냥 본심 원고도 욕심덩어리인채로 냈어.


윤희 왜 욕심이 많다는 피드백이 나왔을까.


동수 보통 논문은 이론적 틀을 잡고 쓰잖아. 근데 나는 그게 없어. 이 사람들이 왜 상영활동을 하는지, 어떤 조건에서 하는지, 그게 지금 한국 영화 문화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려면 각각에 맞는 이론이나 관점이 필요해. 그래서 본론을 크게 3개의 장으로 나누고 각 장마다 소제목이 3개씩 있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게 나오는 거지. 그래서 구성이 난잡할 수밖에.


윤희 다양한 역학과 경험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적확한 렌즈를 찾다보니까. 하나의 렌즈로 그 모든 역동성을 관통할 수 없다고 생각했구나.


동수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간단한 글이 나올 거고 내가 원래 쓰고 싶었던 논문과는 다르겠지. 나는 그냥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 번 이렇게 내 스스로 짚고 넘어가고 싶었어. 어떻게 보면 나도 2017년부터 상영 활동을 한 10번 정도 했었고, 그 경험을 어떻게든 여기에 다 쏟아버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거지.


윤희 그래서 도저히 하나의 틀로 쓸 수는 없었겠네. 그리고 실제로 그 현장에서 활동을 해온 사람이니까, 내가 해온 활동과 동료들의 활동에 대해 쓴다는 책임감이 있기도 했을 것 같아.


동수 그래서 너무 힘들었어. 이렇게 쓰는 게 맞나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예심 전 한 달 동안 진짜 뒤질 뻔했지. 논문 쓰다 뒤진 사람.


ree

# 동료가 필요해


윤희 진짜 논뒤사에 딱 맞는 사람. 하지만 뒤지지는 않았고, 뒤질 뻔했다지? 이건 진짜 치사량이다 싶었던 건 뭐였어?


동수 논문 내용보다도 논문 쓰기 자체가 힘들었지. 글쓰기 자체가 기본적으로는 혼자 하는 일이잖아. 일주일에 학교 수업을 3개씩 듣다보면 같이 수업듣는 사람들이랑 만나고, 또 같이 수업을 안 듣더라도 학교에서 만나서 같이 이야기하고 밥도 먹고 그러면 답답함이 풀리는데. 학위 논문을 쓰는 중에는 학교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나왔거든. 그리고 내 노트북이 너무 오래되어서 긴 한글 파일 작업은 어려워. 그래서 집에 있는 데스크탑으로 작업을 했어. 그러다보니 한 달 교통비가 보통 7, 8만원 나오는데 예심 전 달에는 3만원이 나오더라고. 혼자서 글을 쓰는 건 너무 힘들었어. 고독감도 강해지고.


윤희 워낙 잘 돌아다니는 편이잖아. 영화도 많이 보고.


동수 영화는 그래도 저녁에 집 앞에서 아무거나 보고 그랬어. 어떻게 보면 징징거리는 거긴 해. 내가 스스로 돈 내고 대학원 와서 하고 있는 건데 말이야. 근데 어쨌거나 힘든 건 힘든 거잖아. 그리고 그 힘든 걸 들어줄 사람이 생각보다 별로 없어. 왜냐하면 직장 다니는 친구들은 나랑 생활 리듬이 안 맞고, 나는 주말에는 또 다른 일을 해야 하고. 그런데 직장인들이 자기들끼리 뭐가 힘들다고 하면, 나는 알아듣거든? 내가 직장을 다니지는 않았지만 사회복무요원하면서 비슷한 경험도 했었고, 직장인의 삶을 다루는 무수한 콘텐츠가 있었으니 말이야. 거의 학습이 되어있거든. 근데 이 공부 노동자나 프리랜서의 힘듦을 그려낸 작품은 별로 없어. 있어봐야, 홍상수 영화에서 징징거리는 유준상 같은 역할들. 


윤희 대학원에 간 이유 중 하나가 또 동료였잖아. 찾았어?


동수 모르겠어. 내가 게임에도 관심이 많잖아. 그쪽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너무 좋아. 영화 관련해서도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지만, 또 접점이 엄청 큰 건 아니라 동료가 많이 생긴 건지는 아직 모르겠어. 근데 졸업을 하고 나서도 만들어 가는 관계들이 있을 테니까. 어쨌거나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정도인 것 같아. 졸업하고 나서 내가 뭘 하고 사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윤희 사실 문화연구에는 워낙 다양한 배경에서 다양한 주제를 갖고 온 사람들이 많잖아.


동수 맞아. 내 석사 동기가 나 포함 4명인데, 서로 주제가 전혀 겹치지 않고 접점도 너무 없거든. 아마 우리 4명의 논문의 참고 문헌에 같은 학자가 한 명도 없을 것 같은데. 


윤희 영화계 동료는 아니지만 그래도 든든했을 것 같아.


동수 맞아. 그래서 이번 학기가 좀 아쉬워. 매 학기 같은 수업을 하나씩은 들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거든. 그래서 고립감이 더 심해지기도 했겠지.


ree

# 영화를 트는 또다른 사람들


윤희 그런데도 계속해서 연구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야? 사실 학위 논문을 쓴 다음에 후련하게 연구의 길을 가지 않는 사람들도 많거든. 그리고 어느 정도 동수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비평으로도 해소할 수 있잖아.


동수 그치. 그런데 계속 해온 연구가 질적 연구니까, 그런 연구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궁금해. 텍스트보다는. 생각해두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일종의 해적질인데. 동묘쪽 가면 아직도 DVD를 팔거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도 되게 빨리 불법 복제 DVD로 나와.


윤희 심지어 표지 같은 것도 진짜 DVD처럼 인쇄해서 넣어두던데.


동수 막 비닐봉투에 넣어서 팔아. 나 초등학교 때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한가운데서도 좌판 깔아서 팔고 그랬어. 거기서 해리포터를 샀는데 캠버전이어서 화났던 기억이 나. 근데 그게 왜 아직도 유통이 되냐, 왜 사람들이 그걸 시장에서 팔고 있냐. 그걸 보는 건 노인들이기 때문이지. OTT보다는 DVD플레이어가 친숙한 사람들. 그래서 그걸 파는 분이랑 사는 분에 대한 질적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 했어. 


윤희 그건 확실히 비평의 영역에서 소화하기 힘든 영역이네. 영화에 대한 연구가 영화 텍스트에 대한 연구만 있는 건 아니니까.


동수 응, 영화를 트는 사람들의 다양한 범주를 그려내고 싶어.



동수가 먼저 주목한 영화를 트는 사람들은 상영회 기획자들이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항상 영화를 극장에 가서 보지는 않기 때문에, 영화를 트는 사람들의 범주는 매우 넓다. 우리가 직접 틀 수 있는 영화가 흘러넘치는 OTT 속에서 어떤 영화를 틀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끝내 아무 영화도 보지 못하는 경험은 모두 있지 않은가. 그런데 사실 OTT 이전에도, 영화가 담긴 비디오나 DVD가 있었고 또 인터넷에는 영화 파일이 무수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제도 안팎을 넘나들고, 매체 형식을 넘나들며 우리는 계속 영화를 틀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동수의 궁금증은 연구자 개인의 경험과 삶의 경로를 넘어서 다양하고도 복잡한 경험들로 나아가게 된다. 앞으로의 연구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ree

글. 조윤희

편집. 김지수



사단법인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2019 by 김선기. Proudly created with Wix.com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