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석사논문에서 발달장애 자녀를 시설에 보낸 어머니들을 인터뷰하여 중증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어떻게 다시 상상해볼 수 있을지를 다루었다. 나는 가족이 발달장애인을 통제하고 치유하고 시설화한다는 말을 못 견디겠다는 이유로 이 주제를 시작했다. 이 말에 긁혔다는 것이 보여주듯 나는 오랫동안 장애학 논의들을 내 삶에 붙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고, 읽을 때마다 상처를 받았으며, 논문에도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에 대해 변명하기와 회피하기 땅굴파기 등등을 하며 졸업 후 시간을 보냈다. 이 글은 내가 장애학 책을 읽으면서 또 석사논문을 쓰며 갈등했던 지점들과 그럼에도 관련 몇몇 의제에 대해 할 수 있게 된 말을 정리한 것이다. 이 글의 초안은 25-1학기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에서 열린 <섹슈얼리티 이론> 수업을 청강하며 작성되었고, 앨리슨 케이퍼의 책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와 김은정의 책 <치유라는 이름의 폭력>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