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손을 좋아하세요? 정창손(鄭昌孫)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가? 아마 대부분 생소할 것이다. 그렇다면 세종대왕은? 아마 멍청한 질문일 것이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반포할 때 기성 유학자들의 거세게 반발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비록 당신이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을지라도, 단연코 정창손은 그중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군주의 역린을 들쑤시는 그의 탁월함은 오직 그만이 파직을 선고받는 기록을 세웠다. 극적 갈등의 각별한 애호가인 작가들이 그를 놓칠 리 없다.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2011)에서 세종은 정창손을 모티브 삼은 인물에게 다음과 같이 일갈한다. “네 놈이 선비냐? 네 놈이 유학자야? 유학의 근본은 끊임없는 수양으로 인간 본성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자질이 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유학에서 어찌 교화를 임금의 책무로 말할 수 있다는 말이냐!” 더욱 유명한 것은 KBS 드라마 『대왕 세종』(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