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취향이었을까? 아니면, 몸에 새겨진 습속이었을까? 나는 상경한 이후에도 지하철보다 버스를 줄곧 이용했었다. 더 빠르고 간편한 전철 대신 버스를 고집하는 것은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며 살아왔던 일상이 몸에 새겨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정시성과 빠른 속도를 보장하지만, 정시성과 속도 대신 다른 무언가를 선호하는 취향 때문일까? 아마 둘 다 해당할 것이다. 사실 이십 대 초반, 서울로 올라온 이후 나를 둘러싼 일상의 반경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애초에 서울에 올라온 이후 어딘가를 돌아다닐 에너지도 흥미도 크게 없었기에, 내가 점유하는 일상의 공간은 자취방과 학교, 그리고 그 어드메에 있었던 소비공간에 국한되었다. 그랬기에 굳이 익숙하지 않은 전철 대신 버스를 더욱 많이 이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편, 평소 지나칠 정도로 느긋함을 추구하며, 마치 전철의 시간표에 의존하는 계획과 바쁜 속도감을 싫어하는 성격, 그리고 주로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