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신문연을 통해 두 번째로 퀴어 이론 세미나를 열었다. 작년 여름의 ‘퀴어 시간성’에 이어 이번에는 ‘퀴어 공간성’ 세미나였다. 2025년 10월부터 이어진 다섯 번의 모임에서 우리는 레이브, 정동, 캠프, 젠트리피케이션, ‘글로벌 퀴어’와 같은 키워드들 오가며, 섹슈얼리티 지리학이라는 프리즘으로 도시를 누볐다. 한 회 분량에 너무 많은 텍스트를 욱여넣은 것은 이끔이의 성향을 반영한, 욕심 많고 산만하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커리큘럼이었다. 이 커리큘럼을 구성한 건 나지만, 이번 세미나는 스스로 봐도 일관성이 부족했다. ‘퀴어 시간성’ 세미나에서는 미국 명문대 커리큘럼을 거의 모방했다. 유명 퀴어 교수들의 리딩 리스트를 수집하고, 어떤 챕터를 언제 활용하는지까지 복사하여 붙였던, 일종의 모범 답안이었다. 그 방식이 딱히 좋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적어도 ‘퀴어 시간성’을 공부할 때 필요한 이름 몇 개는 기억에 남을 거라는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