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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낯설고 막막해도, 재밌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공부는 나와 잘 맞지 않다. 공부하는 길을 선택할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 내가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학부 때 접한 사회학이었다. 처음으로 공부에 흥미를 느꼈고 조금 더 공부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좋아서 시작한 만큼 대학원 생활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막상 대학원에 와서 마주한 어려움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지난 학기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모든 것이 어렵고 낯설고 막막하다. 그럼에도 재밌다. 무엇이 그렇게 어렵냐면 텍스트 읽는 것부터 답이 없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전체적인 맥락도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 문제는 수업을 들으면 오히려 더 헤매게 된다는 것이다. 하루의 에너지를 수업 시간에 다 쏟아부어도 '이해했다'라는 생각은 좀처럼 들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도 감을 못 잡았다. 모든 것이 처음 하는 것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학부 때의 나는 매 수업마다
7시간 전


인텔리 불효자의 말걸기
얼마 전, 엄마와 디디에 에리봉의 최근 출간된 저작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바로 앞의 문장은 여러모로 내게 놀랍고, 어색하다. 나의 엄마는 '어느 서민 여성'이고 '노년'에 가까운 나이다. 특히 최근에는 그녀와 '삶, 노년, 죽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갑작스레 치매 진단을 받게 된 둘째 이모로 인해서였다. 사실 삶이니, 노년이니, 죽음이니, 거창한 이야기보다는 ‘갑자기 내가 아파지면 너 인간 구실은 하고 살겠냐?’라는, 자신의 건강에 관한 걱정과 자식에 대한 불신이 범벅된, 잔소리에 가까웠다. 요 며칠 우리의 대화는 분명 에리봉의 책 제목 주위를 맴돌았다. 그러나 그 책은 결국 디디에 에리봉이라는 프랑스인의 저작이고, 사회적 전기 형식의 학술서라는 점에서, 맨 앞의 문장은 여전히 내게 놀랍고 어색하다. 그녀는 여느 1960년대생 서민 여성이 그랬듯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고, 중학교 시절부터
7시간 전


편들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연구하기
이번 여름,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에서 게임 세미나를 하나 열게 되었다. <게임 토크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게임을 잘하는 것이 아닌 게임을 잘 이야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함께 게임을 비평해 보는 자리다. 그런데 여기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세미나가 아니다.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그보다 먼저 학위논문을 쓰면서 계속 부딪혔던 다른 문제에 대한 것이다. 바로 좋아하는 것을 연구하는 일의 곤란함, 좀 더 정확히는 좋아하는 것의 나쁜 면을 밝혀야 할 때 겪는 곤란함에 대해서다. 나는 MMORPG 장르의 한 게임을 현장 삼아 3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고 자문화기술지를 작성해 최근 석사를 졸업했다. 학부에서 일명 ‘공대’를 나온 나는 ‘인문대’인 문화인류학으로 시선을 돌려 대학원에 진학했고, 입학한 첫 학기부터 호기롭게 ‘디지털 인류학’과 ‘게임 인류학’을 하겠다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녔었다. 내가 이처럼 다소 갑작스레 전공을 바꾼 시작점에는 메타버스
8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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