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분야 연구자들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갈등 경험 및 개선 방안 연구>, 2022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인문정책특별위원회 인문정책보고서
연구진: 이상길(책임), 김선기, 권수빈, 정성조, 차현재
국내에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인간대상연구가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 및 관리 대상이 된 지도 10여 년이 지났다. 그러나 인문사회 분야 연구자들의 IRB와 관련한 비판적 의견이나 부정적 경험이 쌓여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담론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 연구는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갈등 사례에 대한 파악과 개선 방안 도출을 시도하였다. 이를 위해 영미권 문헌을 중심으로 IRB와 인문사회 연구 사이의 갈등 요인을 파악하고, 온라인 설문조사(152명)와 초점집단면접(27명)을 통해 연구자들이 겪고 있는 IRB와의 갈등 경험 및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인문사회 연구자들은 심의 사전 단계에서부터 연구 과정 전반에 걸쳐 IRB 심의와 갈등을 경험하고 있었다. IRB 심의 이전에는 불만족스러운 연구윤리 교육, 연구 분야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서류 양식, 연구자들의 IRB 커뮤니티 부재, 비체계적인 접수/심의 시스템 등이 갈등 원인이 되었다. IRB 심의 과정에서는 크게 심의 일정 지연, 관료적 방식의 수정 요구, 인문사회 분야 연구에 대한 몰이해 등을 겪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연구 과정에서는 연구대상자 숫자와 관련한 위반/미준수 보고서 제출 문제, 서면동의의 문제, 자료보관 방법 문제 등이 갈등을 유발하고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의 IRB에 대한 인식과 평가는 다음과 같이 정리되었다. 첫째, 연구참여자들은 ‘IRB 심의는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둘째, 연구참여자들은 ‘IRB 심의에는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셋째, 연구참여자들은 ‘IRB가 연구 윤리 증진에 큰 효과가 없다’라고 느꼈다. 넷째, 연구참여자들은 ‘IRB가 연구를 위축시킨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참여자들은 ‘IRB 심의는 불투명하다’고 느꼈다.
인문사회 연구자들은 IRB 심의를 경험하면서 부딪친 다양한 갈등 상황에서 비롯한 다양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IRB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는 편이었다. 연구참여자들은 IRB가 연구참여자에 대한 보호와 연구 윤리의 제고에 기여하면서도 인문사회 연구 자체에도 도움이 되도록 IRB 심의의 기준과 절차 등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고, 나아가 연구 윤리에 대한 공론화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본 보고서에서는 현행 IRB 제도의 개선 방안으로 제시된 연구참여자의 의견을 ▲심의의 신속성 강화, ▲심의의 융통성 강화, ▲심의의 전문성 강화, ▲심의의 투명성 강화, ▲연구윤리 공론 강화, ▲공용 IRB 확충 및 개선 등 여섯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자료 링크: https://www.nrc.re.kr/board.es?mid=a10301000000&bid=0008&act=view&list_no=175917